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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정규직 구분은 무엇으로 결정될까

📑 목차

    1. 계약직·정규직 구분은 무엇으로 결정될까
    2. 법에는 ‘정규직’이라는 정의가 없다
    3. 계약직의 핵심 기준: 기간의 정함
    4. 정규직으로 불리는 구조의 특징
    5. 명칭보다 중요한 ‘실질’
    6. 왜 이 구분이 법적으로 중요할까
    7. 직장인들이 흔히 겪는 혼동
    8. 계약직·정규직 논의가 반복되는 이유
    9. 최근 근무 형태 변화와 구분의 재해석
    10. 계약직·정규직을 이해하는 관점

    계약직·정규직 구분은 무엇으로 결정될까

    — 근로기준법이 ‘이름’이 아니라 ‘관계’를 기준으로 삼는 이유

    직장 생활에서 “정규직이냐, 계약직이냐”는 질문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고용 안정성, 조직 내 위치, 미래 계획과 깊게 연결된다. 하지만 법의 관점에서 이 구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근로계약서에 적힌 명칭이나 회사 내부의 인사 분류가 곧 법적 지위를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근로기준법은 전혀 다른 기준을 사용한다.

    근로기준법이 바라보는 핵심은 ‘정규직’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근로관계가 어떤 구조로 형성되어 있는가다. 계약직과 정규직의 구분이 왜 자주 혼란을 낳는지, 그리고 법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구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계약직·정규직 구분은 무엇으로 결정될까
    계약직·정규직 구분은 무엇으로 결정될까


    법에는 ‘정규직’이라는 정의가 없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근로기준법 어디에도 ‘정규직’이라는 용어의 법적 정의는 없다. ‘정규직’은 법률 용어가 아니라, 인사·노무 관행에서 만들어진 실무적 표현에 가깝다.

    법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다. 대신, 근로계약의 형태와 지속성, 종료 조건, 근로 제공 방식 등을 기준으로 근로관계를 판단한다. 이 점에서 계약직·정규직이라는 구분은 법의 출발점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형성된 분류에 가깝다.


    계약직의 핵심 기준: 기간의 정함

    일반적으로 계약직이라고 불리는 근로 형태의 핵심 특징은 근로계약에 기간의 정함이 있다는 점이다. 계약서에 종료 시점이 명시되어 있고, 그 시점이 도래하면 별도의 조치 없이도 근로관계가 끝날 수 있는 구조다.

    이 구조에서는 근로관계의 지속성이 계약 기간에 의해 제한된다. 중요한 것은 업무 내용이나 직무 난이도가 아니라, 계약 단계에서 종료가 예정되어 있는지 여부다. 이 점이 계약직을 다른 근로 형태와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정규직으로 불리는 구조의 특징

    반대로 정규직이라고 불리는 근로 형태는, 근로계약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계약 종료 시점이 사전에 특정되지 않고, 근로관계가 계속될 것을 전제로 한다.

    이 구조에서는 근로관계의 종료가 예외적인 사건이 된다. 즉, 정해진 기간이 끝나서 자동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사유와 절차가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용 안정성은 바로 이 종료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명칭보다 중요한 ‘실질’

    현실에서는 계약서에 ‘계약직’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는 정규직과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정규직’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기간 제한이나 자동 종료 구조를 가진 경우도 존재한다.

    근로기준법은 이런 혼선을 줄이기 위해, 명칭이 아니라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계약서에 어떤 표현이 쓰였는지보다, 계약 기간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고, 근로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가 중요하다.


    왜 이 구분이 법적으로 중요할까

    계약직과 정규직의 구분은 단순한 호칭 문제가 아니다. 이 구분은 근로관계의 안정성, 계약 종료의 예측 가능성, 근로자가 감수해야 할 위험의 크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관계에서는 근로자가 계약 종료라는 위험을 항상 안고 근무하게 된다. 법은 이 구조적 차이를 인식하고, 기간이 정해진 근로관계에 대해 별도의 보호 논리를 적용해 왔다. 이 점에서 계약직과 정규직의 구분은 보호 방식의 차이를 설명하는 출발점이 된다.


    직장인들이 흔히 겪는 혼동

    많은 직장인들이 “계약직은 근로기준법 보호를 덜 받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다. 근로기준법의 기본 규정은 계약직과 정규직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차이는 보호의 유무가 아니라, 근로관계 구조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또 다른 혼동은 급여 수준이나 복지 혜택이 같으면 정규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하지만 임금이나 복지는 법적 구분의 기준이 아니다. 핵심은 계약의 기간성과 종료 구조다.


    계약직·정규직 논의가 반복되는 이유

    이 논의가 반복되는 이유는, 노동 시장에서 계약직과 정규직이 단순히 다른 형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기대와 위험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정규직은 안정성을, 계약직은 유연성을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다.

    법은 이 두 구조 중 어느 하나를 절대적으로 우위에 두기보다는, 각 구조가 가진 특성을 전제로 보호 장치를 설계하려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 균형이 쉽게 깨지면서 논쟁이 이어진다.


    최근 근무 형태 변화와 구분의 재해석

    최근에는 프로젝트 기반 근무, 전문직 계약, 유연 고용 등 기존의 계약직·정규직 구분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적 판단에서도 기간의 정함이라는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의 기본 관점은 유지된다. 근로관계의 본질은 여전히 계약의 지속성과 종료 구조에 의해 판단된다는 점이다.


    계약직·정규직을 이해하는 관점

    계약직과 정규직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이 구분을 서열이나 가치 판단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법의 관점에서 이 구분은 위험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 문제다.

    기간이 정해진 근로관계는 유연성을 얻는 대신 안정성을 일부 포기하고,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근로관계는 안정성을 얻는 대신 구조적 유연성이 줄어든다. 법은 이 차이를 전제로 제도를 구성한다.


    정리하며

    계약직·정규직 구분의 법적 기준은 직함이나 급여 수준이 아니라, 근로계약에 기간의 정함이 있는지 여부다. 근로기준법은 정규직이라는 개념을 직접 정의하지 않고, 근로관계의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 구조 덕분에 법은 다양한 고용 형태를 하나의 틀 안에서 다룰 수 있다. 계약직과 정규직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근로관계를 얼마나 유연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다.